성시점경 (盛市點景) – 김문호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그리지만. 이처럼 아름답고. 쓰라리게 동시대를 그린 사진들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나는 소리치지 않아도 멀리 퍼지고 오랜 잔향을 남기는 사진이 참 좋다. 그건 마치 아주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유조선 처럼. 무겁게.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힘처럼. 느껴진다. 한껏 날아올랐다가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불나방. 시간의 무게에 소멸되버리지 않고 그 긴긴밤을 버텨내어 살아남은 존재들만이 가지는 힘. 외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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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이해 – 존 버거

예전에 20대 때 학교를 휴학하고 부산에 있던 한 시네마테크에서 일한적이 있었다. 당시만해도 영화를 무척 좋아했었는데 아예 진로를 수정해서 그 쪽으로 나가볼까 생각을 해보기도 했었다. 물론 영화제작 보다는 아마추어 수준에서 시네마테크의 운영이나 영화제 프로그래밍 따위의 일을 하는 것이 다였지만, 그럼에도 일은 재밌기만 했고 위치가 위치이니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영화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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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듣고 생각한 것

배가 지나갈 때, 멀리서 그 배를 바라보며 조그마한 유리병을 들어 손에서 떨어뜨린다. 그리고 안개가 자욱한 날 이들을 배경삼아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바다 그리고 어떤 마음을 담아낸다. 이 사진은 순수한 마음일까 또는 그 어떤 것을 우러나게 하기 위한 장치일까?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내가 세상을 보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고 누군가의 사진을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세상을 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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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한 빛 – 수지 린필드

저자는 수전 손택의 사진비평을 반박하는 데 이 책의 상당부분을 할애한다. 손택이 틀렸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손택의 통찰은 대개 예리하고 정확하다. 그러나 손택은 사진비평을 의심하고 불신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사진을 지적으로 본다는 것의 의미가 사진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가르친 책임이 있다. 이 책은 더 나아가 손택의 포스트모던 및 포스트구조주의 후계자들의 비평을 반박하며, 이들이 냉소적이고 오만하게도 다큐멘터리 사진의 전통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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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파라이소 – 세르지오 라레인

예전부터 갖고싶던 Sergio Larrain의 사진집 Valparaiso를 우연히 들른 카페에 전시되어있는걸 보고 주인에게 부탁해서 구입했다. 화이버베이스 인화지를 묶어서 책 한권을 만든 듯 종이의 재질과 프린트의 상태가 너무 좋았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한권의 사진집으로서 너무나도 아름답다. 예술이란 역시나 내용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이 중요하다는걸 새삼 다시 실감. 내가 구입한 Thames & Hudson 판본 말고 1991년 발매된 Haz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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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문법 – 스티븐 쇼어

컬러사진의 개척자로도 유명한 스티븐 쇼어는 미국의 태생으로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진부한 장면과 사물들을 무표정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당시로서는 MoMA에서 개인전을 연 두번째 사진가였다. 1982년 출간한 “Uncommon Places”는 당시 컬러사진의 확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이 책에서 사진을 세가지 차원으로 나눈다. 물리적 차원, 묘사적 차원, 정신적 차원. 물리적 레벨에서 사진은 프린트의 경계에 한정되어있고 묘사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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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슈퍼앵글론 Super-Angulon 21mm f4

1958년 10월 독일의 포토키나에서 슈퍼앵글론 21밀리 렌즈가 처음 선을 보였다. 이 1958년은 라이츠사로서는 특별한 한 해로  35밀리 주미크론 1세대 렌즈와 주마론, 50밀리 즈미룩스 1세대, 비죠플렉스용 65밀리 엘마 등 많은 걸작을 쏟아내며 타 카메라 제조업체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던 때였다. 90밀리 즈미크론의 경우 스크류 마운트전용으로 이미 이전에 발매되었지만 베이요넷 마운트 전용으로 후드를 내장하고 외관을 바꾸어 재발매되었다.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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