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원

지은이 일 끝나고 저녁에 동네 삼겹살 집에서 만나서 항정살과 가브리살 그리고 오겹살을 각각 일인분씩 먹었다. 태은이가 교회 수련회를 이박삼일로 가고나니깐 저녁시간이 고요하다. 아이는 참 사랑의 원천이어서 없을 때는 모르는데 있을 때는 뭔가 따뜻한게 있다. 그런데 뭐 없다고 해서 썰렁한건 아니고 그냥 다른 색깔의 다른 차원의 삶을 살게 되는 듯. 하여간 인간의 삶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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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확신할 수는 없는데 신경숙씨가 2001년도에 쓴 바이올렛이라는 소설이 있다. 그녀 소설을 다 좋아하는데 사실 다들 엇비슷하기도 해서 이 책인지 저 책인지 좀 헷갈릴 때가 있다. 책 중간 어드매인가 주인공이 을지로에서 종각까지 쭉 걸어가며 마주하는 풍경들을 치밀하게 묘사하는 장면이 있다. 아마도 영풍문고였던가? 그 청계천의 광교쪽으로 난 계단으로 된 입구를 묘사한 장면. 그거 참 아름다웠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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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 같은

인간은 아메바로 태어나지만 학습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여러 경험 속에서 머리가 커나간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존재에서 이제는 복잡한 조건과 가정의 함수상자를 가진 고등동물이 된다. 일 더하기 일이 이인 것은 맞는데 문제는 일 더하기 일이 그냥 이가 아니라 엄청나게 복잡한 연산 후의 이가 나오기도 한다는거다. 사람을 만나면서 가장 흥분되고 기쁜 순간이 바로 그런거다. 상대의 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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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 대하여

토요일이랑 일요일이 있다는건 참 좋은 일이다. 어쩌다가 사람들은 이 두날에 쉬게 되었을까? 그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고대로부터 세상에 일주일이라는 개념이 없었다면 그러니깐 모든 사람들은 그냥 일년 내내 일하는거고 일년에 얼마의 기간을 가지고 나누어 쉴 수 있다면 어땠을까? 그러니깐 사람들이 다 산발적으로 이 때 저 때 쉴 테고 그러면 주말이나 주일의 개념도 없었을텐데 말이다. 어제도 밤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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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나이

정신적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의 갭이란게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건 말건 상관없이 늘 나의 아이덴티티는 아직 20대인것 같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와 상관없이 내가 보고듣고 느끼는건 20대가 아닌건 분명하다. 문득문득 대학교 교정을 걷다가 대학생들을 보는데 그들이 대학생들로 안보이고 그냥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으로만 보이니 말이다. 박사과정 말년차나 되어야 대학생으로 보이는데.. 이런걸 보면 내가 심히 나이가 들긴 들었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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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요즈음 같으면 어디에다가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적었을 것 같은데 예전 사람들은 그저 그걸 말로 해버리고 끝냈고 그걸 기억하고 싶은 사람은 그걸 모아서 따로 기록을 했나보다. 맹자의 제자 공손추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인데 그가 맹자의 말을 모아 책을 엮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것이 바로 사람이 마땅이 갖추어야할 네가지 덕목인 사단설인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측은지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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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성 인격에 관하여

정신분석학자 Gabbard는 경계성인격장애 환자와 역전이를 다룬 책에서 그러한 인격이 형성되는 기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중 흥미로운 사례가 하나 있는데 남미의 한 빈민가 달동네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이 동네에는 전기나 하수시설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동네 한 구석에 공동으로 쓰는 화장실이 있는데 아침이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서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곤한다. 그러다보니 다들 볼일이 급하고 또 볼일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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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칠리아

어렸을 때 외할머니 집에 있는 김찬삼씨의 세계여행책을 참 많이 보았었다. 아마 80년도 초중반으로 기억이 되는데 그 때만해도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도 드물던 때라 그런 종류의 책을 접하기 쉽지 않았다. 물론 지금에야 짧게 짧게 다녀온 사람들도 책 한권씩 내는 분위기가 있지만 말이다. 거의 전 세계가 망라되어있는 엄청난 전집이었는데 마지막은 아마 남극이었나 북극이었나 그런 곳에서 끝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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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

옛날에는 참 하고 싶은 말도 많아서 하루 종일 글 쓰는게 일이었다. 스무살때 홈페이지라는 걸 처음 만들고서 거기를 채우는게 가장 큰 일과였던 셈이다. 당시만 해도 뭐 인터넷 초창기이니 지금같은 블로그 서비스 같은 것도 없고 html 언어를 배워서 페이지 뚝딱뚝딱 만들어서 페이지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재미였다. 이름도 모를 개인의 홈페이지에 누군가 들어올일도 만무하고 반쯤은 개방 혹은 폐쇄된 일기장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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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병원

서울대병원 건물은 1978년에 지었는데 당시에는 동양 최대의 병원이었다고 한다. 사실 이 때로 따지자면 우리나라는 아직 많이 못살고 일본이 넘사벽으로 잘사는 나라였을텐데 당시에 최대 크기로 지었다는게 꽤나 신기하다. 광복1세대 건축가인 이광노씨가 설계를 했다고 하던데 궁금해서 그의 이력을 찾아보니.. 우리나라가 격동의 한세기를 보냈고 그 와중에 엄청난 많은 분들이 있었다 생각이 든다.. 암튼.. 생긴게 좀 괴상한 측면이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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