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 이창동

우리의 삶에 너무나 익숙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진실은 숨고 왜곡된다. 어떤것이 사실인지, 사실이었는지 알수없는 시대. 거기 두명의 청년이 청년이 있다. 한명은 종수. 그는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지만 백수다. 간간히 아르바이트로 먹고 살지만 미래는 없어 보인다. 그래도 사람들 앞에서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한다. 안그러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백수는 잉여의 존재니까. 다른 한명은 벤이다. […]

Read more "버닝 – 이창동"

무정한 빛 – 수지 린필드

저자는 수전 손택의 사진비평을 반박하는 데 이 책의 상당부분을 할애한다. 손택이 틀렸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손택의 통찰은 대개 예리하고 정확하다. 그러나 손택은 사진비평을 의심하고 불신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며, 사진을 지적으로 본다는 것의 의미가 사진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가르친 책임이 있다. 이 책은 더 나아가 손택의 포스트모던 및 포스트구조주의 후계자들의 비평을 반박하며, 이들이 냉소적이고 오만하게도 다큐멘터리 사진의 전통과 […]

Read more "무정한 빛 – 수지 린필드"

순수의 시절

일본만화 중에서 ‘용’이라는 만화가 있는데 무라카미 모토카라는 사람이 거의 16년에 걸쳐서 연재했던 만화다. 대학시절에 친구랑 만화방에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 그때 그 만화방의 책들을 거의 다 본 것 같은데 이 것도 그때 본 것 중 하나. 꼭 중국의 5세대 영화감독들 처럼 일본근대사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꽤나 긴 장편만화인데.. 만화에 보면 검도를 배운 류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하나 나온다. 초반에 […]

Read more "순수의 시절"

어쩌다 궁정동

서촌에 놀러온 사람들이 가장 안가는 동네는 아마도 궁정동이 아닐까 싶다. 그 시대극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궁정동 안가 어쩌고 할 때의 바로 그 궁정동 말이다. 사실 궁정동의 오른쪽 절반은 칠궁이 있는 곳인데 청와대 경내 안쪽이라서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고 나머지 절반의 건물들도 대부분 정부관련 건물로 보여지니 실제로 민간인이 갈 수 있는건 청와대 사랑채 건너에 있는 무궁화동산 정도이다. 그러다보니 […]

Read more "어쩌다 궁정동"

겨울의 아이슬란드

겨울이 오니 아이슬란드에 다시 가고 싶다. 차를 타고 지나다니면서 보았던 모든 풍경이 가슴속에 박혀서 잠시 넉을 놓고 있으면 머릿속을 습격한다. 그 때 그 산들 그 때 그 길들 그 때의 그 하늘. 다음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아무 인적 없는 길로만 다니고 싶다. 그리고 꼭 삼각대를 들고가서 오로라를 찍고 싶다.

Read more "겨울의 아이슬란드"

발파라이소 – 세르지오 라레인

예전부터 갖고싶던 Sergio Larrain의 사진집 Valparaiso를 우연히 들른 카페에 전시되어있는걸 보고 주인에게 부탁해서 구입했다. 화이버베이스 인화지를 묶어서 책 한권을 만든 듯 종이의 재질과 프린트의 상태가 너무 좋았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한권의 사진집으로서 너무나도 아름답다. 예술이란 역시나 내용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이 중요하다는걸 새삼 다시 실감. 내가 구입한 Thames & Hudson 판본 말고 1991년 발매된 Hazan […]

Read more "발파라이소 – 세르지오 라레인"

휴일 – 이만희

얼마전에 이만희의 휴일을 유투브로 봤다. 두번을 봤는데 첫번째 본다음 나는 이영화가 돈없는 청춘의 사랑에 관한 불안과 비극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프레임마다 보여지는 미장센은 때로 모던하다는 점에서 안토니오니 같기도 하고 인물을 프레임에 담는게 아니라 인물의 내면의 심리를 프레임에 담는다는 점에서 왕가위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또는 사진속 절단된 손들의 쇼트를 보고 브레송을 생각하기도 했다. 영화는 믿을수 없을 […]

Read more "휴일 – 이만희"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 양덕창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블루레이가 도착했다. 양덕창의 이 영화가 대만 뉴웨이브의 전설인건 알고 있었지만 내가 양덕창을 만난건 ‘하나 그리고 둘’이 처음이었다. 이 말은 허우샤오시엔의 비정성시를 만난 다음 차이밍량의 애정만세를 만난 다음 양덕창을 만났다는 이야기다. 너무 늦게 만난 양덕창의 하나 그리고 둘은 큰 감흥이 없었다. 나는 그렇게 양덕창을 오해했다.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은 비정성시와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

Read more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 양덕창"

사랑의 기원

지은이 일 끝나고 저녁에 동네 삼겹살 집에서 만나서 항정살과 가브리살 그리고 오겹살을 각각 일인분씩 먹었다. 태은이가 교회 수련회를 이박삼일로 가고나니깐 저녁시간이 고요하다. 아이는 참 사랑의 원천이어서 없을 때는 모르는데 있을 때는 뭔가 따뜻한게 있다. 그런데 뭐 없다고 해서 썰렁한건 아니고 그냥 다른 색깔의 다른 차원의 삶을 살게 되는 듯. 하여간 인간의 삶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

Read more "사랑의 기원"

바이올렛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확신할 수는 없는데 신경숙씨가 2001년도에 쓴 바이올렛이라는 소설이 있다. 그녀 소설을 다 좋아하는데 사실 다들 엇비슷하기도 해서 이 책인지 저 책인지 좀 헷갈릴 때가 있다. 책 중간 어드매인가 주인공이 을지로에서 종각까지 쭉 걸어가며 마주하는 풍경들을 치밀하게 묘사하는 장면이 있다. 아마도 영풍문고였던가? 그 청계천의 광교쪽으로 난 계단으로 된 입구를 묘사한 장면. 그거 참 아름다웠는데.. […]

Read more "바이올렛"